바로 나갈 손님 주문에도 '과태료'..막무가내 일회용컵 단속에 뿔났다

경제 2018. 7. 19. 11:06
8월부터 무조건 사용금지…
과태료 부과에 현장 혼란
단속 면제 자발적협약 맺은 곳도…
바로 나갈 손님 주문에도
'뒷짐 진' 환경부, 커피전문점
불만 폭발 "간담회 열어"

손님이 한 5분만 앉아 있다 나갈 예정이니, 일회용컵에 음료를 달라고 해서 줬습니다. 괜찮다고 들었는데, 마침 단속을 나온 지자체 관계자들이 그것을 보고 8월부터는 과태료를 부과하니 주의해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상황을 설명해도 '사용 금지'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A 커피전문점의 가맹점주

"자발적 협약을 맺은 곳은 일회용품 '사용 억제'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자체 관계자는 '자발적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사용을 하면 안된다'고 으름장을 놓아 당혹스러웠습니다." -B 커피전문점의 가맹점주

"커피전문점 내 일회용컵 사용은 금지가 아니라 억제입니다. 사용이 불법은 아닌 것이죠. 자발적 협약을 맺은 커피전문점의 경우 일회용컵을 사용해도 됩니다. 그런데 지자체는 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법 해석도 잘못하고 있고, 점검 기준도 무조건 '사용 금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과태료를 부과하는 환경부의 기준도 모호해 현장은 혼란스럽습니다."- C 커피전문점 가맹본부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8월부터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곳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가며,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곳의 경우 일회용컵을 사용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 지자체가 사용금지로 해석해 과태료를 받겠다고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업계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D 커피전문점 내부에는 여전히 일회용컵으로 음료를 즐기는 손님들이 대다수였다. 이 곳 관계자는 "매장에서 무조건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하고 머그컵을 줘야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장 8월부터 일회용컵을 쓰면 안된다고 하는데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자발적 협약 업체인데 손님이 원할 때 줘도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매장 내에서 음료를 먹다가 들고 나가기 위해 일회용컵을 사용한 경우도 단속한다고 하니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E 커피전문점 가맹점주는 "환경부와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은 업체들은 일회용품 사용 억제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들었는데 정작 지자체에서 나온 사람들은 무조건 '사용 금지'라고 해 혼란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원재활용법 제10조에 따르면 일회용품 사용은 금지가 아니라 '사용 억제'다. 특히 시행령 제8조에 따르면 사업자가 일회용품을 스스로 줄이기 위한 협약을 환경부장관과 체결해 이행할 경우 일회용품을 사용거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

한 가맹본부 관계자는 "애초에 자발적 협약을 맺을 때 환경부는 협약을 맺은 업체들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 억제와 단속에서 제외된다는 혜택을 주기로 했는데 관리감독인 지자체에서는 자발적 협약을 맺은 커피전문점 위주로 단속을 나와 무조건 '사용 금지'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자발적 협약을 맺지 않은 곳 중심으로 단속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협약 브랜드들 단속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가맹본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단속 근거가 되는 자원재활용법에 대해 제대로 해석조차 못하고 있다"며 "사용을 할 수 있는 곳인데도 무조건 '사용 금지'를 주장하며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을 제대로 해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수 확보 차원에 막무가내식으로 '사용 금지'라고 밀어 붙이며 과태료를 부과하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환경부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한 가맹본부 관계자는 "처음부터 환경부가 막무가내식으로 자발적 협약을 맺었고, 협약서에 사인도 하기전에 보여주기식으로 협약 체결 발표를 하는 등 업계를 밀어붙였다"며 "과태료를 부과하는 기준이 모호함에도 뒷짐만 진 채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환경부는 보여주기식 정책 추진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환경부는 지난 5월10일 발표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에서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등을 사용하면 음료가격의 10%를 할인해주는 내용에 대해 20여곳의 업계와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업계는 공문만 전달받았다. 이에 대한 논의나 합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정부가 공식 발표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당초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면 가격의 10%를 할인해준다고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협의 되지 않았던 내용. 결국 10% 이하의 금액을 할인하는 것으로 합의됐지만 환경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인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거셀 수 밖에 없어 하소연했지만 돌아오는 소리는 자발적 협약에 빠지라는 '압박' 뿐이었다"면서 "자발적 협약에서 빠지게 되면 매장에서 아예 일회용컵을 사용할 수 없어 영업이 불가능하다는 협박에 협약서에 사인했던 것"이라고 토로했다.출처, 아시아경제

또 다른 관계자는 "몇몇 업체가 가맹점주들의 반발을 거론하자 그럼 협약에서 빠지라는 압박을 받는 모습을 보니 어떤 불만 사항도 목소리를 높여 말할 수가 없었다"며 "이제는 협약을 맺은 업체들 위주로만 단속을 나와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커피전문점들의 불만이 치솟자 환경부는 오는 20일 자발적 협약 업체와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KFC, 롯데리아, 맥도날드 등 21개 브랜드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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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생활습관은 '지피지기'만 기억하면 됩니다"

건강 2018. 7. 16. 21:56

명의가 알려주는 치매 예방법

2017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다. 하루에 새롭게 생기는 치매 환자의 수는 약 120명이다(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그러다 보니 치매 예방 및 관리법을 많은 사람이 궁금해한다. ‘어떻게 하면 치매에 안 걸릴까?’ ‘이미 부모님이 깜빡깜빡하는데, 어떻게 해야 좋아질까?’ 등이다. 치매 예방법과 관리법은 일맥상통한다. 치매 명의이자, 국내 최초로 치매 클리닉을 개설한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동영 교수에게 치매 예방 및 관리법에 대해 들었다.

치매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병이 아니다. 이동영 교수는 "​65세 이후 치매가 많이 발병하는데, 이미 40대부터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Q. 치매는 정확히 무엇입니까?

A.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인지 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종류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혈관성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치매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70% 이상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입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세포에 들러붙은 불량 단백질(베타아밀로이드)이 독성물질을 내뿜어 뇌신경 세포를 파괴해 생깁니다. 치매가 심할수록 베타아밀로이드도 많이 쌓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Q. 치매는 나이가 들어서 나타나지만, 젊고 건강했을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A. 치매는 하루아침에 ‘짠’ 하고 생기지 않습니다. 시기에 따른 단계가 있습니다. 베타아밀로이드가 많이 쌓이고 있지만 증상은 없는 무증상 단계,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는 경도인지장애, 혼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치매입니다. 무증상 단계에서 경도인지장애, 치매로 발전한다고 보면 됩니다.

Q. 단계별 특징이 다 다른가요?

A. 무증상 단계는 말 그대로 증상이 없습니다. 경도인지장애가 되면 기억력에 문제가 생깁니다. 주로 최근 기억부터 문제가 됩니다. 딸이 어머니에게 이틀 전에 전화를 했는데, 어머니가 딸에게 ‘너 요즘 왜 이렇게 전화를 안 하냐’는 식입니다. 마트에 다녀왔는데 어디 갔다 왔는지 기억을 못하기도 합니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이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약속이나 행동을 한두 번 까먹는다고 해서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메모를 꼼꼼히 하는 등 습관으로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증상이 더 심해져 치매가 되면 혼자 일상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도와줘야 가능합니다. 기억력 저하, 이상 행동, 성격 변화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Q. 3단계로 구분했을 때, 각각 기간은 어느 정도입니까?

A. 사람마다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따져보자면 무증상 단계는 15~20년 정도 걸립니다. 그러다 경도인지장애 증상은 5년 정도 지속됩니다. 이후 치매로 넘어갑니다. 65세 이후 치매가 많이 발병하는데, 이미 40대부터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치매는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합니다. 건강할 때부터 잘 관리해야 치매에 걸리지 않습니다.

Q. 치매가 되기 전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A. 아밀로이드를 확인하는 PET(뇌 양전자단층촬영) 영상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한계가 있습니다. 비용이 많이 비싸고, 방사선 노출 때문에 반복적인 촬영이 어려우며, 대학병원처럼 장비가 있는 큰 병원에 가야지만 검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혈액 검사로 아밀로이드 축적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아직 의료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를 적용하게 되면 무증상 단계부터 자신이 치매 위험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으로, 현재는 임상에 적용 가능한 키트를 개발 중입니다.



이동영 교수는 치매 예방·관리법으로 '지피지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뇌혈관 건강을 지키고, 편식이나 과식을 피하고, 운동을 지속하고, 기쁘게 살자는 뜻이다. /

Q.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치매 예방 및 관리법은 매우 다양한데,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습니까?

A. 환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지피지기’입니다. 먼저 ‘지’는 뇌혈관을 지키자는 말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병은 치료로 관리해야 합니다. 금연도 필수입니다. 혈관은 전신에 있기 때문에, 혈관 질환이 있으면 뇌혈관에도 문제가 잘 생기고 치매 위험도 높아집니다. 혈관이 건강해야 베타아밀로이드 배출도 잘 됩니다. 혈관만 잘 지키면 치매 예방 및 관리의 절반은 다 했다고 보면 됩니다. ‘피’. 과음, 과식, 편식을 피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잘 안 지켜지는 게 편식입니다. 무슨 과일이 좋다, 무슨 버섯이 좋다며 그 것만 먹어도 편식입니다. 음식 하나만으로 병이 좋아지거나 낫지 않습니다. 다른 영양분도 충분히 공급되어야 합니다. 고기가 나쁘다고 생각해 거의 먹지 않는 노인 환자도 많은데, 단백질 섭취는 중요합니다. 음식은 골고루, 적게, 자주 먹으면 됩니다. 다시 나오는 ‘지’는 지속하자는 뜻입니다. 지속하면 좋은 대표 습관이 운동입니다. 시간 내서 헬스장에 가고, 마라톤을 하면 좋겠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운동은 조금 다릅니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면 모를까, 중장년층에게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라고 하면 잘 못 지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 시간만 걸으라고 합니다. 생활 속에서 걸어 다니는 시간이 한 시간이면 됩니다. 출퇴근하면서 조금 걷거나,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하는 식입니다. 이후 여력이 되면 강도를 높이거나,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운동은 밥 먹듯이 죽을 때 까지 지속해야 하는 습관입니다. 마지막 ‘기’는 기쁘게란 뜻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가 위축됩니다. 뭘 해도 기쁘고 즐겁게 하면 됩니다.

Q. 이미 치매가 발병한 사람은 가족 관리가 중요합니다. 치매 환자 가족이 알아두면 좋은 관리법을 알려주십시오.

A. 치매 환자를 교정하려나, 다그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마트에 다녀왔는데 ‘안 다녀왔어’라고 말하는 환자는 자신이 정말 다녀오지 않았다고 여겨서 그렇습니다. 굳이 ‘다녀왔는데 왜 그러냐’고 화내거나, 교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 감정만 상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뿐입니다. 자꾸만 요일을 묻거나, 이름을 묻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환자가 이 행동을 즐거워한다면 상관이 없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 인지 능력에 자극을 주는 건 좋은 일이지만, 무작정 요일이나 이름을 맞추라고 하면 환자도 흥미가 없고 주변 사람도 답답하게 됩니다. ‘지피지기’에 맞춰 생각하면 좋습니다.

이동영 교수는?

이동영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병원 치매클리닉 교수로, 치매 및 기억장애가 주요 진료 분야다. 서울대병원에 국내 최초의 치매클리닉이 개설되는데 크게 기여했고, 2007년부터 약 10년 동안 서울시광역치매센터 센터장을 맡아 사회적 차원에서의 치매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혈액을 통해 아밀로이드 축적을 알아볼 수 있는 치매 조기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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