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불모지 옛말 .. 개봉작 동네에서 본다 작은 영화관

종합 2018. 5. 4. 08:12
경북 동해안 지자체 상영시설 설치 잇따라 / 울진군, 노후된 군민회관 철거 / 55억원 들여 작은 영화관 건립 / 영덕군 무형문화재 전수관 이용 / 120일 상영.. 연간 3만명 관람 / 울릉군 '찾아가는 영화관' 운영

영화관이 한 곳도 없던 경북 동해안 지역 영화팬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주민 문화복지 사업으로 울진과 영덕, 울릉군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영화 상영시설을 잇따라 설치하면서 도시지역으로 가지 않아도 최신 개봉 영화를 볼 수 있다.

3일 경북 동해안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울진군은 시설 노후화 등으로 활용 가치가 떨어진 군민회관을 철거하고 5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문화복합청사를 건립한 뒤 1층에 작은 영화관을 설치하기로 했다. 공사는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어서 상반기 안에 이곳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울진 작은 영화관은 1개관, 85석 규모로 ‘작은 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이 3년간 관리·운영한다.

영화관이 개관하면 군민들은 인근 강원도 동해와 경북 포항으로 가지 않고도 최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울진군은 영화 관람료를 다른 지역의 복합상영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영덕군도 지역민의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CJ CGV와 협약하고 관내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에서 매년 120일간 영화를 상영한다.

관람료는 일반 5000원, 청소년 4000원 등 일반 전용관보다 훨씬 싸다. 이 덕분에 이곳은 연평균 3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영덕군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인구 4만여명이 채 안 되는 영덕에서 연간 3만명의 영화관람은 주민들의 문화 욕구 갈증이 상당히 높았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주민 김태식(53·영덕군 달산면)씨는 “예전에는 영화를 보려면 포항 시내까지 나갔으나 요즘에는 가족과 함께 지역에서 개봉영화를 관람할 수 있어 시간적·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주말과 공휴일만 상영하지 말고 평일에도 자주 영화를 상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관내 오지마을 주민들을 위해 ‘찾아가는 이동영화관’도 운영한다. 군이 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영상·음향장비를 갖춘 ‘찾아가는 이동영화관’은 면사무소, 마을회관, 학교 강당 등에 스크린을 설치해 영화를 상영한다.

이동영화관은 1개 리나 2개 리 이상의 마을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주민등록 30가구 이상, 최소 관람 인원 20명 이상이면 찾아가 영화를 상영한다.

울릉군은 주민들을 위한 ‘찾아가는 영화관’을 비정기적으로 운영한다. 울릉군과 한국영상자료원은 최근 울릉 한마음회관과 군내 초·중학교, 송담실버타운 등지에서 롯데시네마, CJ E&M 등과 함께 영화를 상영했다. 이번에는 ‘신과 함께-죄와 벌’, ‘보안관’, ‘그것만이 내 세상’, ‘골든슬럼버’ 등 관객의 높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들을 무료 상영, 울릉도 섬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최신 작품 이외에도 무성영화 ‘검사와 여선생’을 변사 공연과 함께 선보여 울릉도에 사는 고령자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영상문화를 체험할 기회가 됐다.

울릉군 관계자는 “섬 주민들이 복합상영관이 없어 영화를 보려면 포항 등 육지로 나가야 한다”며 “앞으로 자주 ‘찾아가는 영화관’ 프로그램을 유치해 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드리겠다”고 말했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