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폐지, "전자서명 다양화..

종합 2018. 5. 12. 18:29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로 이용자들의 전자서명 수단 선택권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용자 보호조치 등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지적된다. 기존 공인인증서 이용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전자서명법' 개정안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의견수렴에 나섰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 주도의 공인인증서 제도를 폐지하고 다양한 전자서명 수단 간 차별없는 경쟁 여건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기존 공인인증서는 계속 사용할 순 있지만 '공인'이라는 명칭은 쓸 수 없게 된다.


박준국 과기정통부 정보보호산업과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제도가 바뀌면) 기술·서비스 경쟁 촉진으로 보다 다양하고 편리한 전자서명 수단이 시장에 출시돼 선호에 따라 선택해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용자 보호는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울러 "기존 공인인증서 이용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개정 작업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성기 인증전문가 포럼 대표(한국NFC 인증사업본부 이사)는 "이번 개정안은 소비자 보호조항이 삭제돼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잘못이 없다는 것을 밝히기 힘들다"며 "기존엔 인증기관이 책임소재를 밝히고 소비자를 보호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 한국무역정보통신 공인인증센터 부장은 "공인인증서를 계속 쓸 수 있다고 하지만 현 개정안대로라면 빠른 속도로 해체될 것"이라며 "기존 인증서들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최상위로 하는 상호인정과 상호연동기술을 기반으로 발급됐는데 개정안은 관련 내용이 전부 누락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제(임의인증)의 신뢰성 확보 문제도 거론됐다. 평가제는 사업자가 전자서명인증업무 운영기준을 준수했는지 살피기 위해 도입된다.

윤 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평가제를 누가 담당하고 어떻게 만들어지며 감독할 지 모호하다"면서 "평가기관의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가 다양한 인증 제도를 제대로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어떻게 정보를 줄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적 서비스 영역 문제도 지적됐다.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는 "국제 무역과 공공 서비스는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요구하는데 일반적 전자서명이 다 들어오게 하는 것은 문제"라며 "잘못해서 공공 분야 안전성을 취약하게 만들진 않을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출처, 아마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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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잠수' 타는 사람.. 우울증 위험 높은 '회피형 성격'

종합 2018. 5. 11. 10:56
경쟁사회·SNS로 인해 점점 늘어
우울증·불안장애 동반, 치료 필수
청소년기부터 지속됐다면 의심.. 3개월 이상 인지·행동치료 받아야

어느날 갑자기 잠적하거나 소통을 단절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회피형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 비난이나 거절을 두려워 해 갈등 상황을 무조건 피하려는 유형이다. '특이하다'며 넘길 수도 있지만, 큰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갑자기 장기 무단결근한 회사원과 '잠수'탄 연인

회사원 A씨는 최근 갑자기 잠적한 회사 동료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전화나 메신저에도 답이 없었다. 회사는 결국 무단결근 중인 동료를 해고했다. 뒤늦게 알려졌지만 A씨의 동료는 이전 직장에서도 갑자기 자취를 감추고, 다른 회사로 이직한 적이 있었다.

B씨는 교제 중인 사람이 갑자기 '잠수'를 타 고민이다. 가까운 친구에게는 "동굴에 들어간 것 같다"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고, 바깥 출입도 잘 안하는 시기가 종종 있더라"고 애써 태연한 척 말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특이한 사람' 아냐… 치료 필요한 질병

회피형 성격의 원인에는 크게 ▲우울·불안증 등 질환 ▲유년시절부터 자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면서 회피 성향이 굳어져버린 성격장애 ▲다양한 환경적 갈등 상황에 노출되면서 생긴 대인관계 문제 등이 있다.

비난·거절을 과도하게 두려워 해 갈등 상황을 피하는 회피형 성격은 우울증·성격장애 등이 함께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과거에 비해 SNS가 활발해지면서 개인이 사회적 시선에 노출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경쟁 사회가 되면서 마주하는 갈등 상황은 점점 많아지기 때문에 회피형 성격은 늘어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특이한 사람' 정도로 인식됐지만, 최근 질병으로 인식하는 추세다. 우울증, 성격장애, 불안장애 등과 관련 있어 개인·사회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희 교수는 "회피형 성격이 무엇인지 또는 치료의 필요성을 몰라 방치하고 있다"며 "심한 회피형 성격은 우울증 같은 특정 질환이 동반돼 있거나, 인격장애일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수희 교수는 "회피형 성격은 대부분 사회불안장애(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상황에 공포·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동반한다"고 말했다. 국내 사회불안장애 유병률은 0.5%이지만, 과소평가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은 사회불안장애 유병률은 15%에 달한다.

◇친근한 사람만 만나고, 스스로 '매력 없다' 생각해

잠깐 연락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회피형 성격은 아니다. 고려제일정신과의원 김진세 원장은 "모든 인간관계·일상생활에서 회피가 버릇이 돼 있거나, 청소년기부터 회피 성향이 성인이 된 이후까지 이어질 때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피형 성격을 스스로 알아차리기는 어렵다. 타인과 관계를 꺼리다보니 문제 상황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으려 하는 경우도 잘 없고, 병원은 더욱 가지 않는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회피 성향이 강하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가 필요한 회피형 성격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없는 사람들과는 관계를 피함 ▲수치·놀림 받음이 두려워 친근한 사람만 만나는 등 대인관계를 제한함 ▲비판·거절이 두려워 대인 접촉과 관련되는 직업 활동을 피함 ▲사회적 비판 대상이 되거나 거절되는 것에 집착함 ▲새로운 대인관계를 맺는 데 한계가 있음 ▲자신을 부적절한·매력 없는·열등한 사람으로 평가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새로운 일·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을 잘 하지 않음의 7가지다. 이중 4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또한 대인관계 공포가 심하고, 이로 인해 스스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병원에 가야 한다. 우울증이 동반된 회피형 성격이기 때문이다.

◇타인만큼 자신에게도 관대해져야

병원에서는 인지·행동치료를 한다. 최수희 교수는 "스스로를 과도하게 비하한다는 상황만 객관적으로 알아도 한결 좋아진다"고 말했다. 불안감이 심하면 항불안제 약물을 투여한다. 치료는 3개월 이상 꾸준히 받아야 효과가 있다.

스스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것'이다. 회피형 성격이면 타인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한 성향을 가진다. 자신에게 관대해지면 자신감이 생겨, 타인의 비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된다. 스피치 학원을 다니거나, 타인 앞에서 연주·노래를 하는 행동도 좋다. 스스로 불편하다고 느끼는 대인 접촉 상황에 자꾸 노출시켜, 불편함을 무뎌지게 하는 일종의 행동요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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